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이렇게 간단해 보여야 할 문제가 복잡해지는 걸까?"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열심히 코드를 작성했지만, 어느 순간 코드는 더 이상 손을 대기 힘들 만큼 얽히고설켜버린다. 이것은 단지 운이 나빠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결과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도메인 주도 개발(Domain-Driven Design, DDD)이다. 이 방법론은 복잡한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소프트웨어 설계를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철학이자 기술이다. 그리고 이 모든 개념의 시작에는 에릭 에반스(Eric Evans)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단순히 코딩의 기술을 넘어서 비즈니스와 개발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법을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자, 이제 DDD가 왜 탄생했고, 왜 우리가 이 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다음은 그 이유와 배경이다.
1. 도메인 주도 개발이란 무엇인가?
도메인 주도 개발은 에릭 에반스가 그의 저서 "Domain-Driven Design: Tackling Complexity in the Heart of Software" 에서 제시한 소프트웨어 설계 접근법이다. 간단히 말해, 비즈니스의 핵심인 "도메인"을 중심에 두고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도메인이란 특정 비즈니스 영역을 의미하며, 소프트웨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을 담고 있다.
DDD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도메인 지식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소프트웨어 설계를 통합하려는 철학이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는 비즈니스와 개발 간의 간극을 줄이고,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
2. 기존 개발 방법론의 한계
기존의 개발 방법론은 종종 기술적인 관점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단순히 기능적 요구로 변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접근법은 초기에는 빠른 개발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 비즈니스와 개발 간의 소통 부족: 비즈니스 전문가와 개발자 간의 언어가 다르다 보니,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복잡성의 관리 실패: 소프트웨어가 성장하면서 코드베이스가 점점 복잡해져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 기능 중심의 설계: 비즈니스의 핵심 개념을 코드에 명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기능만 구현되다 보니 전체 구조가 비효율적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한 대형 유통기업에서 재고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던 중, 초기에는 단순한 CRUD 설계로 빠르게 개발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즈니스 로직이 얽히고설키면서 새로운 요구사항 반영이 어려워졌고, 결국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해야 했다. 이는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계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DDD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소프트웨어에 녹여내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3. DDD가 해결하려는 핵심 문제
DDD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를 강조한다:
- 도메인 전문가와의 협력: 개발자는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비즈니스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에 반영해야 한다.
- 모델 중심 설계: 소프트웨어의 구조와 동작이 비즈니스 모델과 일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코드 자체가 비즈니스의 언어로 표현될 수 있다.
DDD의 핵심은 "복잡성의 본질을 이해하고 단순화"하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히 기술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비즈니스와 기술을 하나로 묶는 "공통 언어(Ubiquitous Language)"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4. DDD의 주요 구성 요소
DDD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핵심 개념을 알아야 한다:
- 엔티티(Entity): 고유한 식별자를 가지며, 지속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객체. 예: 고객, 주문.
- 밸류 객체(Value Object): 식별자가 없고, 불변의 속성을 가지는 객체. 예: 주소, 금액.
- 애그리게잇(Aggregate): 관련된 엔티티와 밸류 객체를 그룹화하여 일관성을 관리하는 단위.
- 바운디드 콘텍스트(Bounded Context): 하나의 도메인 모델이 유효한 경계를 정의. 큰 시스템을 작게 나누는 데 도움을 준다.
바운디드 콘텍스트는 팀이 책임질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시스템을 분리하여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치 여러 나라가 각각의 국경을 가지듯, 각 컨텍스트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서로 명확한 경계를 가진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는 주문 관리와 결제 관리가 각기 다른 콘텍스트로 나뉠 수 있다.
5. DDD를 도입했을 때의 장점
DDD를 도입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 비즈니스와 개발의 협업 강화: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자가 공통 언어를 사용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다.
- 코드 품질 향상: 비즈니스 로직이 명확히 표현되며, 코드의 가독성과 유지보수성이 높아진다.
- 복잡성 관리: 바운디드 콘텍스트와 같은 개념을 활용해 큰 시스템을 작고 관리하기 쉬운 단위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Netflix는 DDD와 마이크로서비스 설계를 결합해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하는 복잡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DDD의 장점이 실무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6. 도메인 주도 개발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려면?
DDD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도메인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력: 비즈니스의 도메인을 깊이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지속적인 학습: DDD는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작은 단위부터 시작: 처음부터 모든 것을 DDD로 적용하려 하지 말고, 작은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무리
소프트웨어 개발에서의 복잡성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도메인 주도 개발(DDD)은 단순히 복잡성을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복잡성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철학과 기술이다.
에릭 에반스가 제안한 이 방법론은 단순히 과거의 유행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설계 원칙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DDD의 전략적 설계와 전술적 설계라는 개념을 더 깊이 파헤쳐보겠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 Eric Evans Domain-Driven Design Official Website: 에릭 에반스의 공식 사이트
- DDD Europe Conference 도메인 주도 개발 관련 글로벌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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